마음이 변하면 말이 변한다

2018. 4. 12. 11:42마인드/말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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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먼저 묻는 것이 있다.


"당신의 말이 어떻게 바뀌길 바라나요 ? 그것을 바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당신의 말은 어떤 사람의 말투와 닮아 있나요 ?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요 ?"

"당신의 말에 영향을 미쳤던 사건이 있나요 ? 그것은 무엇인가요 ?"

"당신이 자주하는 말 중에서, 당신을 가장 잘 드러내는 말은 무엇인가요 ?"

"당신의 어떤 상황에서(혹은 사람에게) 후회되는 말을 자주 하나요 ?"

"당신의 말하기를 방해하는 생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다른 사람이 당신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는 것(특징)은 무엇일까요 ?"

"당신의 말은 상대에게 무엇을 남긴다고 생각하세요 ?"

"당신이 말을 통해 드러내고(또는 감추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

"당신이 지금껏 말(관계)의 변화를 위해 노력한 것들은 무엇인가요 ?"


그러면 대부분은

'말 잘하는 기술을

배우려고 왔는데

왜 이런 것을 물어볼까' 하고

생각하면서도 드문드문

이야기를 시작한다.


신기한 것은 '말'에 관한 대화를 하다보면

어느새 한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생각까지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숨겨두었던 가정사,

털어 놓을 수 없었던 직장에서의 문제,

친구 혹은 연인 관계에서의

갈등과 고비 등등

자신을 괴롭혀 왔던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딸려 나온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을 두고

질문을 주고받다 보면

한 사람의 말을 움직이고 있던

심리적인 근원과 마주치게 된다.


나를 찾아왔던 사 중 한 명은

직원들의 무능력에 필요 이상으로

분노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작은 실수에도

사람들은 비난하며 몰아세웠다.

나를 처음 찾아왔을 때

그가 배우고자 했던 것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참고 듣는 기술' 이었다.


그러나 몇 차례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우리는

어린 시절 채워지지 못한

그의 인정욕구를 발견하게 되었다.

평범한 모습으로는

사랑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의 사랑과 인정을 받기 위해

과도하게 공부에 매달렸던 그는

여전히 그 상처에 시달리고 있었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과 우월감은

사실 내면에 숨어 있는

열등감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일단 우리는 먼거 그 지점을 다루기로 했다.

'힘과 능력을 보여줘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믿음에 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


그 믿음이 진짜 그에게 도움이 됐는지, 

현재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지 알아보고

어떻게 바꾸어나가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또한 언제 가장 감정적으로

견디기 힘든지,

그때마다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그렇게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고

존중하는 기술을 연습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는게 힘들어서

찾아온 사람도 있었다.

그는 지나치게

격식을 갖춘 태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대화법 때문에

주변에서 불편해하는 것 같다며

친밀해지는 대화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면 작업을 통해

우리가 발견해낸 것은,

그가 정작 가까운 관계를

매우 불편해한다는 사실이었다.

인색하고 차가웠던 부모님,

외로웠던 유년기,

경쟁자였던 형과의 관계를 풀어내면서

그는 자신의 마음속에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상처받는게 무서워서

무의식적으로 사람들과

친밀해지는 것을 피하고

거리를 유지하려 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우리는 먼저 그것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 상처를 다룰 수 있게 된 후에야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대화 기술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말이 퇴행된 지점을 살펴보면

대부분 크거나 작은

마음의 균열이 남아있다.

균열을 매만져주지 않으면

불핀요한 곳에

힘이 실린다.

과부하가 걸린다.

휘어진 상태가 오래되면

통증이 심해지고,

'아픔'은 결국 삐뚤어진 방식으로 표출된다.


굽은 마음을 따라

말이 부자연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은 말 그 자체를

바꾸려도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말을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나'를

이해하는 일이다.


말의 장막을 걷어 올린 후

숨은 이유를 찾아내야

무엇부터 다시 시작할지 정리할 수 있다.


말의 기술만 배우는 것은

인스턴트 조리법을

익히는 것과 같다.


말의 기술을 배우기 전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먼저 가져야한다.


자신을 알아가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은

문제가 생겼을 때

시선을 내면으로 돌린다.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변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말 그릇의 균열을

메우려면 말의 내면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말 자체를 살피기 이전에

말 속에 사는 나를

만나야 말 그릇에도

변화가 찾아온다.


- 말 그릇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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